[기고] 명문장수기업, 한국형 히든챔피언 첫걸음

입력 2017-04-10 17:33  

"아직은 취약한 한국 중소기업 성장기반
명문장수기업 제도로 경쟁력 높여
세계경제 이끌 히든챔피언 키워야"

최수규 <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



히든챔피언 글로벌 원정대의 저자 헤르만 지몬은 독일 ‘히든챔피언’의 성공요인으로 최고경영자(CEO)의 일관성을 강조했다. 창업주의 경영 철학과 노하우를 후계자에게 비교적 빠르게 승계해 경영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의 중장기적 방향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는 것이 히든챔피언의 성공전략이라는 것이다. 독일은 이런 사회·경제적 문화와 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을 발판삼아 히든챔피언으로 성장한 중소기업이 1300여개나 된다.

반면, 한국은 일관성 있게 꾸준히 성장한 업력 100년 이상의 장수기업군이 취약하다. 미국(1만2780개사), 독일(1만73개사), 네덜란드(3357개사) 등에 비해 한국은 7개사에 불과하다. 물론 각 나라의 역사적 배경과 기업문화 특성은 감안해야겠지만 먼 길을 헤쳐 나가야 하는 우리나라 기업에 지원기반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 이에 지난해 9월 중소기업의 성장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중소기업이 글로벌 성장기업으로, 히든챔피언으로 건전한 성장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 ‘명문장수기업 확인제도’다.

명문장수기업 확인제도 도입 후 처음으로 선정돼 지난 2월28일 언론에 공표된 코맥스, 동아연필, 매일식품, 피엔풍년, 광신기계공업, 삼우금속공업 등 6개 기업의 성적표는 예상보다 뛰어났다. 평균 업력이 56년으로 긴 역사를 지니고 있는 이들 기업은 일반 중소기업보다 매출이 14배, 고용은 10배, 연구개발(R&D) 비중은 약 2배로 높았다. 또 인재양성과 기술개발 투자를 아끼지 않았으며, 사회공헌과 노사상생 등 사회적 책임경영 실현에도 앞장서고 있었다.

코맥스는 직원의 25% 이상을 연구개발에 배치하는 등 신제품 개발을 위한 기술투자를 아끼지 않아 이제는 120개국에 수출하는 스마트홈 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기업은 1970년대 국내 최초로 한국 전통가옥에 적합한 도어폰 출시를 시작으로 끊임없는 기술혁신을 거쳐 현재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이슈화된 사물인터넷(IoT) 시장에도 도전하고 있다.

명문장수기업 확인제도를 통해 이들처럼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을 홍보해 중소기업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낮추고 다른 기업의 성장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끄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제 막 첫걸음을 내디딘 이 제도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정부, 국민, 중소기업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정부는 중소기업과 소비자를 대상으로 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홍보해 널리 알려야 한다. 이를 통해 명문장수기업이 어떤 곳인지, 선정 시 받는 혜택이 무엇인지 등을 알게 한다면, 일반 중소기업이 명문장수기업을 목표로 삼고 성장하도록 독려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 또한 기업의 규모나 브랜드와 같은 외형적인 부분만 보고 기업가치를 평가할 것이 아니라 대를 이어 가업승계 과정을 거치면서 오랫동안 한 분야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키우며 건전하게 기업을 운영한 명문장수기업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당사자인 중소기업은 정부와 국민의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 명문장수기업, 더 나아가 글로벌 강소기업을 목표로 끊임없이 기술과 경영 혁신을 촉진하고 품질향상과 제품 서비스 역량을 높이며, 자생력과 경쟁력 강화를 통한 지속성장에 적극 앞장서야 한다.

모두가 다 같이 노력한다면 명문장수기업에 대한 인식은 새로워지고 제도정착은 앞당겨질 것이다. 명문장수기업 확인제도가 꽃을 피워 널리 향이 퍼지는 날에 한국과 세계경제를 이끌어 갈 수많은 히든챔피언이 열매로 맺어질 것이라 기대한다.

최수규 <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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